훌륭한 소년이 되겠습니까? 
 
 가짜총 말고 실탄이 나가는 진짜 총을 갖고 싶은 종대. 몰디브에서 드럼을 치고 싶은 기수. 이야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.  
 사실 정말 예상치 못한 좋은 작품을 보게 된 것 같다. 원래는 잠수종과 나비를 보려고 도서관 DVD를 신청했는데 자막이 도저히 실행이 안되는거다. 담당하시는 분이 오늘따라 대신 오신분이셔서 도저히 해결을 못해주셨다. 자리는 2시간을 빌렸는데 시간은 점점 가고 네이버 지식인은 날 도와주지 못했다. 결국 자막이 필요없는 한국영화를 보려는데 최근 성균관 스캔들을 본 여파로 호감이었던 유아인이 찍었다던 단 하나의 기억으로 급하게 선택한 영화였다. 극이 별로면 배우 얼굴이나 봐도 성공 이라고 생각했던 영화를 보기 전의 나를 버리고오겠다. 


  물론 영화 선택의 계기였던 유아인배우는 말할것도 없었다. 잘 맞는 옷을 입은건지 정말 종대 그 자체였다. 종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잘 가지고 있는 종대. 그동안 그가 찍어왔던 작품들을 생각해보면 비단 잘어울리는 배역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. 개인적으로 참 호감인 배우. 아쉽게도 나는 아직 그에게서 소름돋는 어떤 연기를 본적은 없다. 그의 작품을 모두 본 것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다. 그렇지만 가까운 미래에 보여줄 수 있다고 믿어 의심치 않는 배우기도 하다.  
  

 



















  이 영화가 그렇게 기대 이상으로 내 마음을 건드린건, 잔뜩 돌려 말한 내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었다. 몰디브에서 드럼연주를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기수, 진짜 총을 가지고 싶다는 종대. 두 캐릭터는 서로 다른 방식으로 희망을 쫓고 있지만 그 두 캐릭터의 어중간한 중간쯤에 내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공감. 어느쪽이냐하면 다소 철없이 장난감 총이 아닌 진짜 총이 갖고싶은 어린아이같은 종대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. 겉으로는 기수로 보이고 싶은 종대. 내가 본 종대는 진짜총이라는 터무니없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서, 그 터무니없는 희망을 어린아이같이 갈망하고  그 희망을 가졌을때 컨트롤 하지 못하는 정말 어린아이였다. 내 희망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한번에 대답하지 못하겠다는 점이 이 영화의 청춘과 내가 많이 다른 점이려나. 어찌됬든 굉장히 추상적으로 마음을 많이 건드리는 그런 소재고 연출이고 연기였다. 
 


니가 내 꿈이니까, 니가 나보다 더 소중하니까.
 누군가에게서 저런 말을 직접 듣는다면, 마지막 요한의 질문에 망설임없이 대답 할 수 있을 것 같다.